안녕하세요, 정태희입니다.
지난주는 제가 4년째 이끄는 사장님들의 아카데미, re:Value 클럽의 대표님들 30여 분과 함께 상하이와 닝보, 항저우를 3일간 다녀왔습니다.
이번 중국 출장을 다녀오며,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다아시가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를 대하던 그 오만함,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게 품었던 편견. 서로를 제대로 알아갈수록 그 오만도 편견도 하나씩 허물어지고 마는 이 오래된 이야기가, 딱 저의 지난 3일 중국 방문과 닮아 있었습니다.
지리자동차, 샤오바이봇, OpenLoong, 브레인코(BrainCo), 알리바바까지 다섯 곳의 현장과 그곳의 대표, 경영진을 만났습니다. GE와 콘티넨탈 임원 재임 시절, 회사는 저에게 일상의 업무를 넘어, 임원으로서 끊임없이 현장과 배움을 소홀히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덕분에 전 세계와 미국 연수원을 드나들며 현장 중심으로 일을 완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이끄는 사장·경영진 클래스는 거의 언제나 현장 중심이고, 빡세게 공부하는 일정을 고수합니다. 보고서로 백 번 읽는 것과, 직접 걸어보고 눈을 마주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배움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것들
이번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회사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그룹, 지리자동차그룹(Geely Automotive)입니다. 2025년 세계 판매 9위, 411만 대를 팔아치우며 전년 대비 26% 성장한 지리자동차는 2030년까지 세계 5위, 650만 대 판매를 선언한 회사입니다. 공장 현장에서 생산 라인을 보며 느낀 것은 최첨단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그 한계를 솔직하게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7개 차종이 뒤섞여 흐르는 혼류 생산 라인이었는데, 15년 치 카이젠(改善)의 흔적과 함께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마지막 매듭을 짓고 있었습니다. 자동화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남는 건 그 자동화를 끝까지 챙기는 사람의 손길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자동화는 빡셌지만, 끝까지 챙긴 건 식탁과 잠자리처럼 사람다운 디테일이었습니다. 저는 이 라인을 보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차(車)'가 아니라 '완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진 신차를 완성하는 것과, 그 신차가 도로 위에서 진짜 제 몫을 다하도록 끝까지 완결짓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고, 어디에 사람의 손끝이 필요한지 보았습니다.
이 회사의 확장사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부지런했습니다. 2010년 적자에 허덕이던 볼보를 18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저는 볼보를 가장 강력한 안전의 대명사인 스웨덴 차라 여겼는데, 이제 그 브랜드와 기술은 중국의 것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지분 51%와 말레이시아 국민차 프로톤을 사들였습니다. 2018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 AG의 지분 9.69%를 90억 달러에 인수하며 한때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기도 했습니다. 볼보와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까지 더하면, 이 회사는 매년 쉬지 않고 기업을 인수하며 자신의 취약점을 하나씩 메워온 셈입니다. 창업자 리수푸 회장은 찾아보니 '거리의 사진사'로 시작해 이 모든 걸 일궈냈다고 합니다. 한시도 쉬지 않는 확장과 혁신, 그 밑바탕에는 결국 자신의 부족한 지점을 인정하고 채워나가는 집요함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 완결의 뒤편에는, 중국 테크·제조업 특유의 '996' 문화가 있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한다는 뜻의 이 단어는 중국 안에서도 오랫동안 논쟁거리였습니다. 저는 이 방식을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 압도적인 긴장과 도전, 몰입의 투입량이, 우리가 목격한 그 '완결'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속도와 완결 사이에서 우리 조직은 어떤 지속 가능한 답을 찾을 것인지, 무거운 숙제로 안고 돌아왔습니다.
또한 제게 잊지 못할 장면도 하나 있었는데, 지리자동차의 안내 담당자는 저희가 탄 버스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홀로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책무를 정성껏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우리 조직에도,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순간까지 이런 겸손함과 사명감을 지닌 구성원이 몇이나 될까 하고 낭만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진심으로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더욱 더 귀해지는 것 같습니다.
편견이 무너진 자리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서구 미디어에 익숙한 시선으로 중국을 봐 왔던 저에게는, 이번 현장이 오랫동안 품어온 편견을 무너뜨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매년 방문할 때마다 중국은 마치 성형한 친구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듯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 성장하며 저를 맞이하는데, 그 변화와 혁신 속도에 이제는 낯설긴 하지만 변신을 인정하고 정말 새롭게 배워야 한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베끼는 나라'라는 편견, '아직 멀었다'는 편견은 오히려 저부터 내려놓으려 합니다.
바로 어제도 관련 뉴스를 봤습니다. 정작 미국의 태도도 중국을 향해 먼저 바뀌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100%를 웃돌던 추가 관세와 보복 조치를 일단 유예하는 '무역 휴전'에 합의했고, 바로 어제인 9월 24일에는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 이 휴전을 연장하는 새로운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한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중국 전기차에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미국이, 이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상호 존중과 호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시할 수 있는 상대에게는 애초에 이런 관세도, 이런 협상 테이블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관세의 높이와 정상회담의 빈도, 그 둘 다가 역설적으로 그 나라를 얼마나 심각한 경쟁자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중국은 이렇게 '베끼기'라는 딱지를 넘어서,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인격적 성숙과 변화에 대한 자각을 통해 두렵고 거대한 거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지리자동차의 라인 앞에서 든 생각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사람의 역할은 줄어든다'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이 라인이 보여준 건 정반대였습니다.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 라인 위에 남은 소수의 사람에게 요구되는 판단의 밀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숙련'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겁니다. 손으로 익힌 반복 숙련이 아니라, 예외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개입하는 인간의 판단 능력이 더 강조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현장을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우리도 채용 공고의 '숙련도' 문구부터, 우리 조직에서 사람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정의하며 써야 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게다가 숙련공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젊은 친구들이었고, 이들의 날렵함이 낮은 인건비와 함께 이 회사의 미래를 빠르게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보였습니다. 단순 암기, 수리, 계산을 확인받아 무조건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만 시간의 법칙에 더 노련한 인간 기술이 요구되겠구나 느꼈습니다.
미래의 마윈 중국 창업가에 대한 우리의 오만
반려형 로봇을 만드는 샤오바이봇에서는 파운더와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극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첸장 대표는 라면 박스 같은 상자에 반려 로봇 샘플을 직접 담아 왔고, 노트북을 든 채 다른 직원 없이 저희 30여 명을 손수 컨퍼런스 룸으로 이끌었습니다. 어떤 거품도, 허세도 없이 낡은 청바지 차림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꿈과 도전을 뿜어내는 전형적인 열정 중국 에너자이저 아우라를 뿜어냈습니다. 첸장 대표는 웬만한 관리 업무는 전부 아웃소싱을 주어 전문가 조언을 받고 있어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 구성원은 R&D를 맡으며, 대표 본인이 영업과 전략 업무를 도맡아 24시간 일하는 현실을 말해 주었습니다. 몇몇 참가자는 '정말 이 사람이 대표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고, 주최한 저조차 잠시 걱정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인은 명품으로 있어 보이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에티켓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것도 옛말이더라고요. 결국 어색했던 첫 분위기는 저희의 편견일 뿐이었습니다. 그가 만든 노인 대상 대화 반려 로봇은 200개가 넘는 중국어 방언으로 중국의 고령층을 직접 공략하고 있었고, 실제 구매자는 부모님을 위해 지갑을 여는 자녀들이었습니다. AI가 아직 풀지 못하는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커뮤니티 연결까지 촘촘히 설계해둔 그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언젠가 마윈처럼 실버 산업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쥔 인물이 될지도 모를 잠재력을 품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로봇의 주간 활성 사용자 비율(WAU)은 81%, 재구매·재사용 리텐션은 62%였습니다. 이 회사는 기기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용자와의 접점을 파는 회사였습니다. 저는 대표님들이 첸장 대표와 연결되어 그 정신과 비즈니스를 함께 확장해가길 바랐는데, 여전히 저희 방문단은 다소 고상한 관찰자에 머물렀던 것 같아 마음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물론 이번에 본 모든 것이 중국의 모든 면을 대신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나 반려 로봇 같은 샤오바이봇 제품들은, 마케팅 이론에서 말하는 '캐즘(Chasm)', 즉 얼리어답터와 대중 시장 사이의 깊은 간극을 아직 건너는 중이었고, 그러다 보니 인상적인 기술 데모와 그것이 대중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격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직접 보고 나니,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저의 편견이 얼마나 오만하고 안이했는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살짝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감마저 올라왔습니다.
로봇을 만드는 OpenLoong도 비즈니스 방향은 샤오바이봇과 비슷했습니다. 이곳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로봇을 훈련시키는 '로봇 교육 센터'에 가까웠습니다. 로봇이 시험 보고, 특정 기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촘촘한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이들이 정말 팔고 있는 건 로봇 그 자체가 아니라, 로봇들이 공통으로 따라야 할 데이터의 '표준 레이어'였습니다. 마치 프린터는 헐값에 팔고 카트리지로 수익을 내던 과거 HP의 사업 모델처럼, 이곳도 로봇 자체보다 로봇의 손끝 움직임부터 눈동자의 미세한 흔들림까지, 그 수억 가지 동작을 수천 배 느린 속도로 분해해 데이터로 쌓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몇몇 참가자들은 사람 같은 빠른 로봇이 어디 없나 찾고 있어 조금 마음이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훈련된 로봇은 민간·공공 ESG 사업과 연결되어, 그 과정을 활용해 도시 청소 같은 영역에서 부수익까지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업계 전체가 따라야 할 기준을 먼저 세우는 회사가 결국 이긴다는 걸 보여주는, 중국판 거시적 전략 사례였습니다.
OpenLoong이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표준 제정자가 되기로 결정한 것은, 로봇이 인간처럼 움직이려면 그 거대한 행동 반경 안에서 미세한 기준 데이터와 변수에 반응하는 상황값들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죠. 우리 조직도 인재를 '잘 뽑는 회사', 즉 로봇을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만의 인재 기준을 먼저 세운 회사', 즉 어떤 로봇이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표준'과도 같은, 전략에 따라 합의된 인재 기준이 정의되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아무리 기술 집약적으로 산업이 변신해도, 결국 실력의 바탕에는 비즈니스 생태계의 기본기가 그대로 깔려 있다는 것도 새삼 확인했습니다.
AI를 잘 쓰는 회사가 아니라, 표준을 먼저 만드는 회사
최근 들어 인재가 풍부한 중국에서 MIT와 하버드 등에서 공부한 교포 3, 4세대의 귀환 붐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실감케 한 방문기업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브레인코입니다. 이 회사는 벌써 100만 대 가까운 의수 의족을 전세계에 보급했고 관련 특허만 700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ADHD 치료 보조 지표가 30% 가까이 개선된다는 데이터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오래 남은 건 이 회사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들은 AI를 가장 잘 쓰는 회사가 되려 하지 않고, 앞서 방문한 다른 회사들처럼 AI가 원하는 방식을 먼저 표준으로 만드는 회사가 되려 한다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습니다. 결국 더 많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뇌와 행동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진짜 관건이었기에, 집중력과 수면을 돕는다는 저가의 뇌 몰입 기기는 사실 메인 비즈니스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기기에 끊임없이 쌓이는 데이터를 통해 진짜 부를 쌓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었습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회사는 세계 어느 곳보다 정교하게, 사람의 미세한 근육 신호만으로 뛰고 걷고 앉을 수 있는 의수·의족까지 발전시켰습니다. 이제 누가 더 화려한 기능을 얹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깃발을 꽂고 선제적인 판을 까느냐의 싸움이라는 뜻입니다.
이제 마지막 날, 모두가 가장 궁금해했던 알리바바 본사 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웅장한 본사 건물 안에 들어가보니 온통 하얀 건물에 웅장함이 깃들어 있고,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있는데 내려오는 계단은 없었습니다. 왜인지 물으니, 모든 구성원이 위로만 성장하도록 설계된 문화를 강조하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하더라고요. 건물의 동선 설계 자체가 이 회사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하강하고 내려가는, 도태되는 사람을 전제하지 않고, 위로 계속 성장하는 방향을 시사하기 위해 그렇게 설계했다는 것이죠. 이토록 세심하게 사람 중심 경영을 설계해둔 그들의 진심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 세심한 의도에 놀라면서도, 동시에 위험 신호도 함께 읽었습니다. 내려오는 계단이 없다는 건, 뒤집어 보면 '멈춰도 괜찮다'는 선택지 자체가 조직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꼭 올라가는 것이 답은 아니니까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예전에 앞다퉈 도입했던 '성장 마인드셋' 캠페인들도 같은 함정에 빠져 안타까웠는데요. 도전과 성장을 강조하는 것과, 성장하지 않을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한 끗 차이입니다. 화려한 지표들 뒤에는 물론 다른 위험 요인도 있는 것을 감안해야겠습니다. 성장하는 만큼 의도적으로 무시되는 리스크, 역방향 신호를 허락하지 않는 조직 구조, 조립 자동화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현실, 그리고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처럼 스스로 논쟁하고 설득하며 판단을 통제하는 영역까지는 아직 대신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며, 무조건 옳구나 하는 생각에서 잠시 저만의 단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지표 이면의 한계와 위험 요인을, 현장에 가보니 그만큼 더 정직하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알리바바의 최신 '1+6+N' 경영전략도 들었는데, 역시 방향은 조직 슬림화였습니다. 2023년 알리바바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조직을 개편하며, 클라우드 인텔리전스·타오바오·어러머와 가오더(로컬서비스)·차이냐오·글로벌 디지털 비즈니스·디지털 미디어라는 6개의 독립 사업 그룹('6')을 지주회사('1') 아래 두고, 각 그룹이 자체 이사회와 책임 경영 체제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그야말로 중앙집권화되어, 막강한 데이터 최강 회사가 되기로 공략한 거죠. 가령 알리헬스 같은 나머지 개별 사업들이 'N'입니다. 여건이 되는 사업은 독자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까지 할 수 있게 열어둔, 일종의 분사형 슬림화 전략입니다. 알리헬스, 알리페이 등도 본사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알리 생태계로 갈수록 중앙집약적으로 재편·연결되고 있었고, 이러한 데이터 덕을 보다 보니 중국 전체 고객을 공략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예전엔 2~3년 주기로 움직이던 전략이 작년과 달리 이제는 매년 빠르게 갱신되고 있다는 것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습니다.
과정과 결과
함께 다녀온 어떤 대표님은 "기술을 본 시간이 아니라, AI가 산업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직접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또 다른 대표님은 "방문 기업들과 산업적 접점은 크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1년마다 합병하고 확장하며 전략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에 발맞추다 보니, 스스로 자신의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습니다.
여러분도 조금이나마 중국 현장소식에 대하여 서면으로 도움이 되셨나요?
리더 스스로에게 던지는 실전 체크포인트
- 나는 현장에 가보는 걸 미루고, 보고서로 다 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 우리 조직은 우리만의 표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가?
한 줄 요약: 보고서가 닫지 못한 문을, 결국 현장 발자국이 다시 엽니다. 구관이 명관이고, 현장이 답입니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를 제대로 알아갈수록 편견을 거두었듯, 저 역시 이 3일 동안 중국을 제대로 들여다볼수록 결국 무너뜨려야 할 것은 상대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저 자신의 오만과 편견이었습니다.
이제 연휴도 끝났으니 본질에 충실하며 현장으로 다가가 구성원과 차 한 잔 해보셔요. 현장으로 깊이 들어가 숨겨진 진짜 문제들을 직접 대면해 보는 거죠. 결국, 현장이 답이더라고요. 화이팅입니다.
정태희 드림
Jadechung@rebox.asia
SNS. jadechunghr
*이 컬럼이 참고한 자료*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 re:Value 클럽 2026년 9월 중국 현장 방문 기록 (상하이·닝보·항저우, 지리자동차·샤오바이봇·OpenLoong·브레인코·알리바바)
- 지리자동차그룹 2025년 판매실적 및 2030 글로벌 톱5 목표 관련 보도 (2026.1)
- 지리자동차의 볼보·로터스·다임러 지분 인수 연혁 관련 보도 종합
- 미중 무역 휴전 및 정상회담 관련 보도 (2025.10 부산 정상회담, 2026.9.24 백악관 정상회담)
- 알리바바 '1+6+N' 조직개편 관련 보도 종합 (2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