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박스컨설팅입니다.😊
요즘 조직을 바라보면 묘한 장면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고, 누군가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조직에서 비슷한 말이 반복됩니다.
“요즘 왜 이렇게 다들 지쳐 있지?”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의 피로가 ‘일을 못해서’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일을 너무 성실하게, 너무 잘 해내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업무량 자체보다, 일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 세계 조직에서 동시에 포착되는 신호가 있습니다.
다양한 글로벌 리뷰·서베이·리서치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피로(fatigue)’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일이 끝났다는 느낌이 없다”, “다음 일이 자동으로 이어진다”, “속도는 빨라졌는데 숨 고를 틈이 없다” 같은 표현이 반복됩니다.
즉, 조직을 지치게 하는 것은 ‘많은 일’이 아니라 끝이 정의되지 않은 일입니다.
이 변화를 가장 강하게 증폭시키는 요인이 AI입니다.
AI와 자동화 도구 덕분에 보고서 초안 작성, 자료 정리, 데이터 요약 같은 업무는 확실히 더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속도가 올라가면, 조직은 거의 본능적으로 그 속도를 “여유”가 아니라 “기대치”로 전환합니다.
예전에는 하루에 하나면 충분했던 일이 이제는 두세 개가 기본이 되고, “빠르게 끝냈네”라는 말이 “그럼 이것도 같이 해볼 수 있지?”로 바뀝니다.
결과적으로, 일은 줄었는데 일의 끝은 사라집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합류했습니다. 로봇과 피지컬 AI입니다. 로봇은 이제 ‘전시장에서 춤추는 존재’가 아니라, 현장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대체재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손이 필요했던 영역이 장비·로봇·에이전트로 분해되고, 그 위에 AI가 “숨은 고수”처럼 붙어 업무의 속도와 밀도를 끌어올립니다.
이 변화는 곧 조직에 새로운 압력을 만듭니다. “우수함”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가 됩니다. 표준이 올라가고, 비교 대상이 전 세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한국 조직이 체감하는 불안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한쪽에는 주 60시간을 훌쩍 넘기는 강도와 속도로 움직이는 실리콘밸리의 경쟁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9시에 퇴근하는 고밀도 실행을 전제로 돌아가는 중국의 무대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한국의 인재들은 어떻게 버티고, 어떻게 경쟁력을 만들어야 할까요.
답은 “더 오래 일하자”가 아닙니다. 오래 일하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성이 깨집니다.
이 시대의 승부는 지치지 않게 성과를 내는 설계 역량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조직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사람들이 얼마나 버티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조직의 일은 어디서 끝나는가?”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려면, 리더십이 몇 가지를 반드시 재정의해야 합니다.
첫째, 일이 빨라졌다면 기대치도 함께 재정의해야 합니다. AI가 만든 속도를 ‘보너스’로 둘지, ‘기본값’으로 바꿀지 명확히 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항상 ‘조금 부족한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기준선이 무의식적으로 상승하고, 그 순간부터 피로는 구조가 됩니다.
둘째, 성과를 낸 사람에게 조직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많은 조직에서 일을 잘한 사람은 보상보다 먼저 다음 과제를 받습니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여기까지면 충분하다”, “지금은 유지해도 된다” 같은 완료 신호(closure signal)가 없다는 점입니다. 완료 신호가 없는 조직에서는 성과가 축하가 아니라, 끝없는 갱신 의무가 됩니다.
셋째, 몰입 이후에 회복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간이 실제로 설계되어 있어야 합니다. 번아웃은 몰입 때문에 생기기보다, 몰입 이후의 상태가 정의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숨을 고를 수 있는 시점이 있는지, “성과를 내는 구간”과 “유지하는 구간”이 구분돼 있는지, 혹시 조직이 항상 최상 상태만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회복은 복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흐름 안에 포함돼 있어야 할 운영 설계의 문제입니다.
이 기준들이 명확하지 않은 조직일수록, 성과를 내는 사람을 가장 먼저 잃게 됩니다. 그들이 약해서가 아니라, 이 속도와 밀도로 계속 일해야 하는 구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조직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사람도, 더 빠른 도구도 아닙니다.
일이 분명하게 끝나는 지점을 설계하는 것, 그리고 AI·로봇 이후의 생산성 상승이 삶을 압박하는 방식으로만 흘러가지 않도록 속도·밀도·회복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리박스컨설팅은 AI 이후의 조직을 “더 빠른 조직”이 아니라, 속도·밀도·회복이 함께 설계된 조직으로 봅니다. 개인의 태도나 노력으로 이 변화를 설명하기보다, 조직의 구조와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가오는 Leadership Festa에서는 사람–AI–데이터가 함께 작동하는 환경에서, 리더들이 함께 모여 "우리의 리더십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를 논의하려 합니다.
기술을 찬양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정확히 이름 붙이고, 조직 설계의 관점에서 실행 가능한 기준으로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다들 왜 이렇게 지치지?”라고 묻고 있다면, 그 질문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을 향해 던져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지나 처방이 아니라 설계에서 나옵니다.
Leadership Festa에서 그 설계의 언어를 함께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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